일본소설. 드라마. 영화

백 야 행 (白 夜 行)

이바라기 2016. 2. 23. 15:12

 

 

 

백 야 행 (白 夜 行)

 

 

    일본미스테리계의 거장 東野圭吾(히가시노 케이고)가 1999년에 발표한 소설로서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일본 TBS에서 11부작의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히가시노 케이고는 워낙 다작이어서 개인적으로 개인적으로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나, 그의 작품을 읽게 되면 그러한 선입견이 무색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로 잘된 작품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은 영화와 드라마화된 작품이 많은데, '유성의 인연', '신참자' 등과 같이 원작품 못지 않은 감동을 주는 것들이 많다.....

 

  '백야행'은 1973년 11월(드라마에서는 1999년 11월) 전당포 주인이 건축도중 공사가 중지된 현장에서 훙기에 찔려서 살해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전당포 주인의 아들인 桐原亮司(키리하라 료지)는 아버지가 자신의 초등학교 동급생인 西本雪穗(니시모토 유키호)를 성적인 노리개로 삼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가위(료지는 가위로 종이를 잘라서 사물을 만들어 내는 재주와 취미를 가지고 있음)로 아버지를 찔러서 죽인다. 이를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유키호는 료지로부터 가위를 빼앗아, "나도 오래전부터 죽이고 싶었었는데 료지가 대신 해주었네.'라고 하면서 '료지가 죽인 게아니라 내가 죽인거야.("やったのはわたしだよ")라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서로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전혀 모르는 남남으로 살아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위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료지의 식구들과 유키호의 엄마에게까지 미치자, 유키호는 자신들의 살인행위를 숨기기 위하여 자신의 엄마를 범인으로 몰아 자살을 위장한 가스사고로 죽인다. 이와 같이 료지와 유키호는 서로를 지켜주기 위하여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게 된 것이다. 그후 이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지 위하여 거짓말을 하게 되고, 하나의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낳게 되고, 그리고 하나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하여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그리고 이들을 쫓는 담당형사 笹垣潤三(사사가키 준조)는 살인사건의 시효(당시에는 15년 최근에는 20년)이 지나도록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개인적인 조사를 계속한다..............

 

  원작 소설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년도가 1973년이고, 료지가 유키호를 위하여 유키호의 동급생을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난 때가 중학교 3학년 때인데, 드라마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년도가 1991년, 그리고 습격사건이 중학생시절이 아닌 고등학생시절로 나온다. 아마도 아역배우와 성인배우가 나오게 되는데, 중학생 때면 아역배우가 연기하기도 성인배우가 연기하기도 애매하여 고등학생시절로 하여 성인배우가 연기하는 것으로 한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 상 나오는 전화나 컴퓨터 등등 전자제품과 동경이나 오사카의 전체적인 모습이 소설에서의 시기로 하게될 경우 촬영상 어색한 부분이 있을 것같아서 시기를 18년이나 늦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원작 소설은 일단 분량이 방대하고, 사건의 발생과 이를 수사하는 과정상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하여 누가 범인이지, 어떠한 수법으로 법행을 저지른 것인지, 그 동기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서 한참을 읽지 아니하면 알 수 없는 점이 있으나, 드라마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사건의 이해가 빠르고, 연기자의 열연에 의하여 감정을 이입하기 쉬운 부분이 있는 것같다.

 

  그리고 원작소설에서는 존재가 아주 미미하여 거의 나오지 아니하는 도서관 직원, 그리고 료지가 청산가리를 입수하기 위하여 접근하여 한동안 동거하였던 종합병원 약제사 쿠리하라 노리코, 그리고 유키호의 양어머니, 그리고 원작에서 보다 비중이 높은 담당형사 사사가키 준조......... 소설이 드라마화될 경우 보통은 원작의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백야행은 원작소설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