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추리소설

악 인 (惡 人)

이바라기 2015. 6. 9. 09:49

 

 

 

 

 

악 인 (惡 人)

 

 

 

  저자 吉田修一(요시다 슈이치)는  1968년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에서 태어나 호세이(法政)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다 24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97년 『최후의 아들』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02년에 출간한 『파크 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 상을, 같은 해에 『퍼레이드』로 대중성 있는 신인작가에게 주는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급부상했다. 쉽게 읽히면서도, 가장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포착해내는 그의 재능은 그가 대중문학과 순수문학 양쪽에서 동시에 인정받게 하는 힘이며, 그를 일본의 ‘팝 문학’이 도달한 하나의 정점으로 평가하는 이유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도시의 일상과 인간에 대한 탁월한 묘사, 눈 앞에 영상을 보여주는 듯한 섬세한 문체 등 그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쉽게 읽히면서도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잘 포착해내고 있어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등에 의해 발전한 일본의 '팝 문학'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야마모토슈고로상과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상을 연달아 수상한 그는 새로운 순수문학의 형태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문단을 이끌어 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나가사키의 과거와 현재를 한 야쿠자 집안의 흥망사에 비춰 그려내고 있는 『나가사키』는 작가의 고향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볼 때처럼 애잔한 그리움과 함께 흐르는 시간 앞에 무력한 인간사의 비애가 가슴을 뭉클하게 적신다.

  도시인의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해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의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파편』, 『돌풍』, 『열대어』를 비롯해 『동경만경』, 『랜드마크』, 『일요일들』, 『7월 24일 거리』, 『거짓말의 거짓말』, 『나가사키』, 『캐러멜 팝콘』, 『사랑을 말해줘』, 『사요나라 사요나라』, 『요노스케 이야기』, 『도시여행자』 등이 있다.
(이상 YRS24에서)

 

 

  福岡(후쿠오카)와 佐賀(사가)를 연결하는 263번 국도의 三瀬(미츠세) 고개에서, 보험설계사 石橋佳乃[이시바시 요시노, 여기서 여담 세계적 타이어브랜드로 유명한 브리지스톤이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된 후쿠오카 쿠루메 출신인 이시바시에 의하여 창업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일본에 있었을 때 톱가수였던 松田聖子(마츠다 세이코)도 이곳 쿠루메 출신이란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살해되던 날 밤, 그녀는 동료들에게 남자친구와 만난다고 거짓말을 하고 외출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가 약속한 상대는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자 清水祐一(시미즈 유이치)였다. 경찰은 요시노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대학생 增尾圭吾(마스오 케이고)가 며칠 전부터 행방불명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지명수배를 내리는 한편, 그녀와 문자를 교환하던 인물들을 상대로 조사를 계속해나간다.

  극도로 말수가 적고 친구도 없는 유이치는, 할머니와 병으로 입원이 잦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나가사키 이곳저곳의 공사현장에서 토목공으로 일하고 있다. 만남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어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요시노와 약속한 어느 날 밤, 유이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되지만 아무에게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죄의식에 사로잡혀 하루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가 시 교외의 국도변에 있는 대형 신사복 매장에서 근무하는 馬込光代(마고메 미츠요)는 곧 서른 살이 되는 그녀는 쌍둥이 여동생과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무미건조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만남 사이트에 등록하고, 시미즈 유이치라는 남자와 몇 번인가 문자를 주고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와 만날 약속을 한 미쓰요는 주저하면서도 약속 장소로 향하는데…….

 

  유이치는 만남사잍크에서 알게 된 요시노를 만나기 위해서 약속장소로 나간다. 마침 그 약속장소를 지나던 대학생 마스오 케이고. 요시노는 몇달전에 미팅에서 마스오를 만나서 호감을 가지게 되고 관심있는 메일을 보내지만 답장을 받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스오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온천여행을 많이 가는 유후인의 오래된 전통여관을 운영하는 짐안의 외아들이고, 요시노는 후쿠오타 쿠루메의 이발소집 딸이다. 이렿게 경제적으나 외모, 직업 등등 차이가 있는데다가 마스오는 진지하게 한 여자를 사랑하는 타입이 아니라 그저 엔조이 상대로만 여기는 그야말로 돈많은 날날이이기에 요시노에게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우연한 만남은 서로에게 비극을 가져다 주데 된다. 요시노는 유이치와의 약속장소에서 유이치가 보는 앞에서 유이치를 버리고 우연히 만나게 된 마스오를 따라간다. 이를 본 유이치는 요시노를 태우고 떠난 마스오의 자동차를 추격하는데....... 중략.......요시노는 마스오에게 버림받아 자동차에서 강제로 내리게 되고, 이를 보고 구해주려고 하던 유이치에게 강간범이라는 엉뚱한 누명을 씌우겠다며 덤빈다. 그 과정에서 유이치는 요시노를를 목 졸라 죽이게 된다.........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몇 사람의 남자와 타산적으로 관계를 가져가며 더 부유하고 멋진 생활을 꿈꾸는 요시노,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여자를 업신여기고 그녀의 죽음을 안주거리 삼아 우스갯소리로 떠벌이는 마스오 캐이고, 자수하려는 범인에게 함께 도피행을 권한 미쓰요, 이미 딸이 살해당했는데도 살해한 상대가 만남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는 요시노의 아버지, 피해자나 가해자의 부모에게 가해지는 익명의 폭력, 얄팍한 사회규범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인간을 상품화하는 매스컴…….
과연 누가 악인인가?............. 그리고 누군가가 악인이라면 그 악인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은 선인인가?...........

악인은 무조건 악만 가지고 있는 것인가?...........

 

 

  도시 젊은이들의 일상을 선명하게 그린 다양한 작품들로 꾸준히 국내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요시다 슈이치가 《악인》에서는 지방 도시의 젊은 청춘을 그렸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근원적인 거리감에서 오는 공허함을 안고 있다. 공동화하는 마을,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궁핍한 마음을 안은 지방 도시의 젊은이들을 통해 이 절대 고독감이 한층 더 드러나는 것이다.
뚜렷한 희망도 없고 그저 무의미한 매일을 사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유이치와 미쓰요. ‘외롭다는 것은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기분일지도 모른다’는 유이치의 생각처럼, 그들의 외로움은 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소통을 간절히 원하던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어쩌면 현실을 벗어나게 해줄 ‘사랑’이라는 희망을 발견한다.
이미 비극이 예견된 만남으로, 두 사람은 결국 행복해지지 못하고 이별을 맞게 되지만, 이 안타깝고 절절한 순애극은 작품 전반부에 드러난 인간의 천박함과 추함을 인간 영혼의 순수함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선과 악, 나약함과 고귀함이 공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