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의 (惡 意)
히가시노 케이고(東野圭吾)의 1996년 작품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일본소설중 가장 많이 읽은 작가의 작품이 바로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이다. 가장 처음 일본어를 배우면서 읽기 시작한 것은 松本淸張(마츠모토 세이쵸), 西村京太郞(니시모토 쿄타로) 등의 소설이지만 최근에는 위 두 작가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더 많이 일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을 제일 많이 읽은 것같다. 히가시노 케이고의 문체에 익숙해 있는 탓인지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보다 속도가 나는 것같다.
이 소설은 범인 野野口修(노노구치 오사무)와 형사 加賀恭一郞(카가 쿄우이치로)의 수기와 기록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책 초반부에 이미 범인이 너무나 쉽게 밝혀져서, 언젠가는 반전이 있어서 진범이 따로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누가 진짜 범인일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그러나 범인에 대한 반전은 없고, 다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 범인이 밝힌 것과 전혀 다른 범행동기를 카가 형사가 찾아내가는 과정이 끝까지 이어진다.
범인 노노구치 오사무는 암환자로 자신의 삶이얼마남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어릴적 친구인 유명작가 日高邦彦(히다카 쿠니히코)를 죽이고, 그의 작품이 마치 자신의 작품을 도작한 것처럼 꾸며서 모든 동기에 관한 증거를 만들어간다. 보통 범인이 증거를 조작하는 경우는 대부분 자신이 범인이 아닌 것처럼 꾸미는 것이 상례인데, 노노구치 오사무는 자신이 범행을 일으킨 동기를 만들어 낸다. 때문에 형사들은 그가 만들어낸 증거를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데, 카가 형사는 노노구치의 헛점을 파고들어 그범행 동기가 어릴적 친구인 유명작가의 작품이 마치 자신의 것으로 꾸미고, 자신의 작품이 도작되고, 또 자신이 살해한 유명작가의 아내와 자신이 불륜관계에 있었고, 유명작가의 인간성이 아주 형편없기 때문.... 등등인 것처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노노구치가 죽인 어릴적 친구 이다카는 중학교시절 오히려 노노구치로부터 이지메를 당한 피해자이지만 10여 년이 지난 이후에 만나게 되었어도 노노구치를 친구로 생각하고 그를 위해서 어린이용 소설을 낼 수 있도록 출판사를 소개시켜주기도 하는데....... 왜 노노구치는 그렇게 우호적인 어릴적 친구를 죽이고, 욕되게 만드려했던 것일까?
그답이 바로 惡意이다. 그러나 그 악의는 무슨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막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이지메를 하는 아이들이 하는 말, 그냥 싫기 때문에 싫다. 혹시 어른의 세계에서도 그러한 막연한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암튼 익숙한 문체이기 때문에 쉽게 빠르게 읽기는 했지만, 너무나 일찍 범인이 밝혀져거 미스테리소설치고는 긴장감이 덜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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